서울의 빌딩 숲에서 치열하게 일주일을 보내다 보면, 문득 코끝을 스치는 흙 내음과 정갈한 나물 반찬이 간절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 떠난 강원도 정선 여행은 바로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한 여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의 첫 단추를 낀 곳은 수년 전 아우라지의 풍경과 함께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던 '옥산장 돌과 이야기'였습니다.
1. 검증된 맛집으로 향하는 현명한 발걸음
여행지에서 새로운 맛집을 찾아 모험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이미 아는 맛'이 주는 안정감이 더 큰 위로가 됩니다. 원래는 정선 시장에서 가볍게 점심을 해결할 계획이었으나, 아내의 한마디에 목적지를 바꿨습니다. "그때 그 옥산장 더덕구이 정말 맛있었는데..."라는 기억이 새벽부터 달려온 허기를 자극했기 때문입니다.

점심시간을 살짝 넘겨 도착한 옥산장은 예전의 북적임 대신 고요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로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익숙한 공간이 주는 편안함 속에서 우리는 망설임 없이 '더덕 정식'과 '메밀전병'을 주문했습니다.
2. 15,000원의 경제학: 로컬 푸드가 주는 진정한 가치
최근 서울의 외식 물가를 생각하면 정선의 상차림은 감동에 가깝습니다. 사무실 근처에서 평범한 찌개 한 그릇을 먹으려 해도 9,000원에서 10,000원을 훌쩍 넘기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1인당 15,000원에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정성이 차려집니다.

- 더덕 정식의 구성: 향긋한 더덕구이를 중심으로 수십 가지의 산나물과 밑반찬이 깔립니다. 조미료 맛이 아닌, 식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지는 정직한 맛입니다.
- 곤드레밥의 넉넉함: 갓 지은 곤드레밥은 그 자체로 보약입니다. 사장님은 부족하면 언제든 더 주시겠다고 인심을 베푸시지만, 이미 깔린 반찬들을 하나씩 맛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불러옵니다.
- 메밀전병의 풍미: 정선 특산 메밀로 부쳐낸 전병은 막걸리 한 잔을 부르는 최고의 궁합입니다. 운전 걱정 없는 숙소와 가까운 거리 덕분에 지역 막걸리 한 병을 곁들이니 비로소 '여행의 맛'이 완성되었습니다.
3. 음식에 담긴 이야기와 추억의 힘
옥산장 근처에는 배우 원빈의 아버지 집이 있어 예전 방문 때 구경을 갔던 소소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처럼 로컬 식당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곳이 아니라, 그 지역의 이야기와 개인의 추억이 교차하는 지점이 됩니다.
반찬 하나하나를 음미하며 나누는 대화 속에서 도심의 스트레스는 자연스럽게 녹아내립니다. 화려한 인테리어나 트렌디한 메뉴는 없지만, 옥산장에는 세월이 증명하는 '진심'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수백 킬로미터를 달려 다시 정선을 찾는 이유일 것입니다.
4. 방문객을 위한 작은 팁
- 위치: 강원 정선군 여량면 서골길 45 (아우라지 인근)
- 주차: 식당 앞 공간이 넉넉하여 초보 운전자도 편하게 방문 가능합니다.
- 주변 볼거리: 식사 후 아우라지를 산책하거나, 차로 조금만 이동하면 원빈 아버지 집 등 정선의 소박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정선 여행의 시작으로 옥산장을 선택한 것은 이번 여행 최고의 결정이었습니다. 정갈한 음식으로 몸을 채우고, 따뜻한 인심으로 마음을 채운 뒤 우리는 이번 여행의 진짜 목적인 '온전한 휴식'을 위해 다음 장소로 향했습니다.
핵심 요약
- 옥산장 돌과 이야기는 정갈한 산나물과 더덕구이를 합리적인 가격(15,000원)에 즐길 수 있는 정선 대표 맛집입니다.
- 서울 물가와 비교했을 때 월등한 가성비를 자랑하며, 곤드레밥 리필 등 넉넉한 인심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아우라지 인근에 위치하여 식사 후 산책이나 주변 명소를 둘러보기 좋은 지리적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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