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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Food

페낭 가볼만한곳, 청팟찌 저택 인디고 레스토랑 런치코스 후기

by 꿀버얼 2026. 4. 4.

Indogo Logo

사실 코스 요리라고 하면 저도 처음엔 좀 부담스러웠습니다. 가족 여행에서 아이까지 데리고 격식 있는 레스토랑에 가는 게 과연 맞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페낭 조지타운에 있는 더 블루 맨션의 인디고 레스토랟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아시안 퓨전이라는 장르 자체가 생소했는데, 막상 먹어보니 우리 가족 모두가 이번 여행 최고의 식사로 꼽았을 정도니까요.

청팟찌의 저택에서 식사한다는 경험

더 블루 맨션은 그냥 호텔이 아닙니다. 동양의 록펠러라 불렸던 청팟찌라는 분이 8명의 부인 중 7번째 부인을 위해 지은 저택이었죠. 1층이라고 표기되어 있지만 우리 기준으로는 2층인 공간에 인디고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청팟찌의 맨션

원래 청팟찌의 부인들이 거실로 사용하던 공간을 레스토랑으로 만들었다는데, 들어서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남다릅니다. 높은 천장과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격식을 차린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딱딱하고 불편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편안했습니다. 테이블 간격이 넓어서 다른 손님들 신경 쓰지 않고 가족끼리 편하게 대화하며 식사할 수 있었거든요.

청팟찌라는 인물 자체도 흥미로웠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중국 최초로 와인 회사인 Changyu Wine을 만든 분이더라고요. 그게 지금은 중국 최대 와이너리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저택의 역사를 알고 나니 식사하는 공간 자체가 하나의 문화재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상을 뒤엎은 코스 요리의 맛

저희는 점심 코스를 주문했는데, 인당 95링깃(약 28,500원)이었습니다. 아이를 위해서는 훈제 오리 카르보나라를 단품으로 주문했고요. 일반적으로 코스 요리는 양이 적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 먹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점심 코스 메뉴판

식전 빵부터 마음에 들었습니다. 따뜻하고 쫄깃한 빵에 넉넉하게 나온 버터를 발라 먹는데, 이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그리고 먼저 나온 아이의 훈제 오리 카르보나라를 한입 맛봤는데,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이 메뉴라고 해서 대충 만들었을 거라는 편견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너무 맛있다고 하길래 맛봤더니 정말 맛있었어요. 이 정도면 앞으로 나올 음식들이 기대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LAKSA COLD CAPELLINI을 선택했는데, 메뉴에서 아쌈 락사라는 단어를 보고 페낭의 맛이 아닐까 싶어서였습니다. 각 재료의 맛을 하나하나 느낄 수 있었고, 건강한 맛이었어요. 아내가 주문한 GRILLED JAPANESE CUTTLEFISH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재료의 신선함이 느껴졌고,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었죠. 익숙하면서도 새로웠습니다.

식전 빵부터 디저트까지 음식

메인 요리로 저는 LOIN OF CHICKEN을 주문했습니다. 제가 육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닭고기로 선택했는데,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문화권이라 돼지고기를 먹지 않아서 닭 요리가 무척 발달했다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닭 등심은 퍽퍽한 부위잖아요. 그런데 소스와 가니쉬와 함께 먹으니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 집 음식 좀 하는 집이구나 싶었죠.

중국 와인의 반전과 완벽한 마무리

아내가 주문한 SOUS VIDE AUSTRALIAN WAGYU BEEF CHEEK는 제 입맛에 딱 맞게 조리되어 나왔습니다. 수비드 방식이니 엄밀히 말하면 찌었다고 해야 할까요? 스테이크를 잘 모르는 제 입에도 아주 맛있었어요. 한입 먹고 나니 맛있는 음식에 술이 빠지면 죄악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회개하는 마음으로 와인 한 병을 추가했습니다.

주문한 와인. 이제 완전체가 됐다

생각 없이 가격만 보고 가장 저렴한 와인을 주문했는데, 나오자마자 아내와 저는 당황했습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중국 와인이 나온 거예요. 중국에서 와인을 생산할 거라는 생각조차 못 했거든요. 어떤 분들은 중국 와인이라고 하면 품질이 의심스럽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저도 솔직히 그랬습니다.

그런데 와인의 맛은 완전히 반전이었습니다. 적당한 단맛과 신맛이 식사용으로 딱 맞았어요. 이곳 음식과 너무나 잘 어울렸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청팟찌가 만든 Changyu Wine이었더라고요. 모르고 마셨지만 탁월한 선택이었던 셈입니다.

후식은 두 가지 중에서 하나씩 선택했습니다. ICE KACANG GATEAU와 70% GUANAJA CHOCOLATE AND PECAN TART였는데, 딸아이가 좋아할 거라고 예상했던 대로였어요. 아이스크림과 함께 나온 갸또와 호두 타르트는 이것저것 토핑이 뿌려져 있었는데, 뷔페에서 먹던 후식과는 맛의 차원이 달랐습니다. 훨씬 고급스러운 맛이었고, 커피와 함께 하니 정말 멋진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계산서를 받고 보니 술에 세금이 더 붙어서 이번 여행에서 가장 비싼 식사가 되었습니다. 1링깃을 약 300원으로 계산하면 되니까, 가족이 함께 먹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맛과 플레이팅, 서비스 그리고 공간의 가치까지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웠어요.

술에 세금이 더 붙다니!!! 이번 여행 가장 비싼 식사였다. (1RM은 약 300원으로 계산하면 됨)

맛있는 음식은 그저 배를 채우는 게 아니라 기억에 남는 경험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인디고에서의 식사가 바로 그랬어요. 다시 페낭에 오게 되면 더 블루 맨션 호텔에 묵으면서 인디고에서 식사하고 싶습니다. 가족 모두가 만족했고, 무엇보다 아이가 즐거워했다는 게 가장 기분 좋았습니다. 참고로 인디고에서 식사하면 더 블루 맨션 관람을 무료로 할 수 있으니, 식사 후에 저택을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